"삐끼가 데리고 가는 업소로 들어가는 것은 지옥으로 들어가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경남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상남시장 주변, 이른바 유흥타운 주변에서 매일 밤 자정쯤 되면 듣는 소리다. 이곳 상인들 모임에서 삐끼 고용을 방지하기 위해 건전 업소들이 운영하는 차량을 이용해 확성기를 통해 흘러 나오는 말이다.

"삐끼가 없는 건전한 업소를 이용해 고객이 받을 수 있는 최대의 써비스를 받으시기 바랍니다."라며 연일 삐끼를 고용하고 있는 업소의 방문을 금지시키려는 가두방송을 하고 있다.

밤 10시부터 자정쯤까지 가두방송을 진행하고 있는 차량

가두방송 차량과 함께 이곳 상남동 유흥타운 주변은 금요일이나 토요일 주말 자정쯤이 되면 '무법천지'가 된다.

처음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자정인데도 거리를 돌아다나는 행인들이 많다는 것에 대해 놀란다.

1일 밤. 금요일 주말 밤이어서 그런지 행인들의 발걸음도 몹시 가벼워 보인다.

온갖 모양새로 반짝이는 조명과 함께 '불야성'이 되는 이곳은 낮에 보는 모습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자정이 되면 극심해지는 것은 무엇보다 도로변에 무단으로 주차해 놓은 불법 주차 차량들이다.

도로 양쪽 한 차선씩 모두 불법 주차 차량들이 주차를 하고 있다.

 

불법 주차 차량들이 엉켜 있어 통행까지 불편하다

큰 대로변은 말할것도 없고 구석구석 불법 주차 차량들로 가득하다. 이들 불법 주차 차량들에 온갖 스티커들이 붙어 있다.

안마시술소와 스포츠마사지 등 고객 확보를 위한 수 십종류의 다양한 각종 스티커가 차량에 붙어 있다.

스티커들을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취객들을 유혹하고 있다는 것을 단번에 짐작할 수 있다.

최근들어 창원에 상륙한 키스방 스티커도 보란듯이 곳곳에 붙어 있다. 이들 작은 스티커들이 불법 주차 차량 옆 문에 붙어 있다면, 차량 앞 정면과 후면 유리에는 수룰 세기도 힘든 대리운전 스티커들이 붙어 있다.

불법 주차된 차량들에는 어김없이 고객을 유혹하는 각종 스티커들이 붙어 있다

대리운전 선전용 전단이 차량들 정면 후문에 가득차게 붙어 있다

조금 일찍 불법 주차해둔 차량에는 이러한 스티커들로 차량이 도배를 하고 있어 지나가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뿐만 아니다.

여기저기 통행로와 주변은 온갖 쓰레기들로 몸살을 앓는다. 아무렇게나 버려진 담배 꽁초와 휴지, 그리고 취객이 쏟아내어 놓은 음식 찌꺼지 들......,

'환경미화원이 청소를 하려면 보통 곤욕이 아니겠다'는 생각을 절로 들게 한다.

불법 주차를 마치고 귀가하려는 차주들은 자신의 차량에 부착되어 있는 스티커나 전단지를 그대로 도로변에 떼어버리고 간다. 자연스러운 모습들이다. 결국 도로변은 온갖 전단지와 쓰레기들로 가득해 진다.

분수공원 한켠에 있는 벤치에는 쓰레기가 가득하다

한마디로 말해 정상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이곳을 들여다 보기 조차 힘들어진다.

주말의 '무법천지'의 상남동은 이 뿐만이 아니다.

포장마차도 상남동 일대가 무법천지가 되도록 하는데 가세하고 있다. 포장마차에서 나오는 불빛은 주변의 유흥업소들의 네온싸인과 어울려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상남시장을 둘러싼 포장마차들

상남동 상남시장 맞은편 공원 주변에 들어선 포장마차는 10여개에 이른다. 새벽 2시쯤 되면, 취객들이 이들 포장마차에서 국수나 선지국을 먹으면서 속을 풀고 있는 모습은 놀랄만한 모습들이 아니다. 

상남동을 도배하는 수십만장의 스티커와 전단지, 그리고 수백대의 불법 주차 차량, 포장마차들이 어우러져 있는 상남동은 화려한 네온사인과 조명으로 인해 처음 이 일대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입을 다물기 힘들다.

행인들이 오가는 도로변에는 쓰레기와 휴지들이 가득하다

서울이나 부산 등 대도시에서 살다가 온 사람들로 '대한민국에 이런 곳이 있었나?' 할 정도로 정신이 없어 진다.

지난 1일 밤 11시쯤, 서울에서 창원공단에 출장을 온 박병기씨(49.서울시 영등포구 신도림동)는 "서울 역삼동이나 압구정에도 밤에 가면 여기 상남동처럼 화려하고 복잡하지는 않다'고 말한 뒤, "하지만 서울과 달리 이곳 상남동은 무법천지 같다. 너무 모든 것이 엉망이다"라고 말한다.

자정이 되면 이곳 상남동 일대에는 또 다른 풍경이 연출된다.

보통 밤 10시쯤 되면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한 도우미 탑승 차량들. 이른바 보도방을 운영하고 있는 그녀들의 오빠(실장)은 봉고차나 승합차에 6~7명의 도우미들을 태우고 상남동에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들 보도방 차량들은 시동을 켠채 곳곳에 불법 주차를 해 두고 있다. 상남동 일대의 매연을 내뿜는 주범들이다.

노래방이나 단란주점 등 각종 유흥주점에 공급했던 도우미들이 미리 결정된 시간의 영업을 마치고 철수할 때, 신속하게 태워서 다른 영업소를 방문하기 위해 시동을 켜 둔채 대기하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전쟁터 같은 분위가 연출된다.

현재 상남동 일대에 도우미들을 공급하고 있는 보도방은 30여개 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들 보도방과 연계되어 있는 도우미들은 비공식적으로 1천명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결국 창원시내 90% 안팎의 도우미들이 이 상남동 일대를 영업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보도방 차량을 주차해둔 한 실장은 "마산지역에 있는 도우미들이 오지 못하니까 창원지역 도우미들만 이곳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데, 대략 1천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한다.

노래방에서 2시간 영업을 마치고 나오는 30대 도우미 김모씨(37)는 "경기가 좋지 않아서 하루에 한타임도 받지 못하고 집에 가는 경우가 많다"며, 경기가 좋거나 주말이면 두 타임에서 세 타임 정도는 뛴다"고 말했다.
 
도우미 김씨의 추정을 토대로 단순 계산하면, 하루에 창원 상남동 일대에 도우미 비용으로 오가는 비용은 하루에 대략 3천만원에서 5천만원 안팎이 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수 백개의 술집과 숙박업소, 그리고 각종 스포츠 마사지 업소 등 수많은 유흥업소가 모여 있는 상남동.

금요일과 토요일 주말밤만 되면 무법천지 같은 분위기로 바뀌는 이 상남동이 깨끗하고 찾는 이들로 하여금 기분좋은 상남동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행정당국의 지속적인 관심과 관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