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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있는 인기 ‘동네빵집’
비 프랜차이즈 제과점 매출 3년만에 괄목 성장
2018년 06월 22일 (금) 22:30:37 이선우 jkilbo@jkilbo.com

예전에는 동네마다 그 동네를 대표하는 빵집이 있었다. 빵 나오는 시간에 맞춰 빵집 앞을 지나면 갓 구운 빵에서 풍기는 달달하고 고소한 냄새가 온몸을 감쌌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듯 치명적인 냄새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빵집 문을 연 경험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동네마다 ‘방앗간’ 역할을 톡톡히 했던 동네빵집이 어느 순간 프랜차이즈 제과점에 밀려 서서히 맥이 끊기나 싶더니 다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표한 ‘2018 가공식품 세분 시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비(非)프랜차이즈 제과점, 일명 동네빵집의 매출과 점유율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2016년 제빵·제과점업의 연간 매출액 5조 9388억 원 중 39.3%인 2조 3353억 원이 대기업 계열 프랜차이즈가 아닌 일반 빵집에서 나왔다. 2013년 1조 2124억 원 규모였던 것에 비하면 3년 만에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룬 것이다.
   
▲ 서울 마포구 도화동에 있는 FRITZ COFFEE COMPANY.
동네빵집의 매출이 급속도로 성장한 데는 소비자가 선호하는 빵의 기준이 변한 것이 한몫했다. 군산 ‘이성당’, 대전 ‘성심당’ 같은 지역을 대표하는 유명 베이커리가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동네빵집의 부활에 불을 지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인스타그램에 ‘빵지순례’를 해시태그로 단 전체공개 게시물 수가 4만 2399개에 달한다. 빵지순례가 새로운 식도락 트렌드로 자리 잡은 것이다. SNS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지역에서 명맥을 이어온 빵집은 꼭 가봐야 할 명소로 등극했다. 이성당은 ‘팥빵’과 ‘야채빵’, 성심당은 ‘튀김소보로’와 ‘판타롱부추빵’, 대구 삼송빵집은 ‘마약옥수수빵’과 같이 유명 베이커리는 저마다 ‘시그니처 메뉴’가 하나 이상은 있다. 시그니처 메뉴는 지역 빵집이 유명해지는 데 톡톡히 역할을 했다. ‘빵지순례’라는 말도 여기서 생겼다.

현대인의 식습관이 바뀐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주식인 쌀을 대신해 빵을 먹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동네빵집의 매출이 증가하는 데 힘을 보탰다. 보고서에 따르면 1인당 연간 빵류 소비량은 2012년 78개에서 2016년 90개로 늘었다. 1인당 나흘에 한 번꼴로 빵을 먹는 셈이다.

건강, 맛, 트렌디한 인테리어 등으로 승부

소비 트렌드가 바뀐 것도 동네빵집이 인기를 끄는 데 한몫했다. 찐빵, 단팥빵 등을 포함하는 기타 빵류의 비중이 커지면서 케이크(34.5%), 식빵(8.7%), 도넛(3.8%), 카스텔라(3.4%), 파이(1.6%) 등 그 밖의 품목이 전체적으로 비중이 줄었다. 특히 도넛과 파이는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2012년 7.4%에 비해 2016년 5.4%로 비중이 줄었다. 이런 트렌드를 반영하듯 프랜차이즈 빵집보다 일반 빵집을 개업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빵집은 2013년 8247곳에서 2016년 9189곳으로 11.4% 늘어난 데 반해 일반 빵집은 39.3%로 급증했다.

프랜차이즈 빵집을 누른 동네빵집 비결은 ‘다양함’이다. 빵의 종류, 빵집의 콘셉트나 분위기 등 다양한 요소에 프랜차이즈와는 차별화되는 매력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서울 마포구 도화동에 있는 ‘FRITZ COFFEE COMPANY’는 현대인이 사랑하는 빵과 커피를 한번에 공략한 빵집이다.
 
   
▲ 이층 양옥집을 개조해 만든 FRITZ COFFEE COMPANY.
2015년 문을 연 FRITZ COFFEE COMPANY는 직접 구매한 생두로 로스팅해 커피를 만드는 커피팀과 현장에서 빵을 만드는 베이커리팀이 함께 일하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건물 외관은 오래된 2층 양옥집을 그대로 살리고 내부에는 레트로풍 인테리어로 이국적인 분위기를 더했다. 건물 자체가 다소 특이하다 보니 이곳에 방문한 사람이라면 카메라 애플리케이션을 켤 수밖에 없다. 본격적으로 디지털카메라를 챙겨와 SNS에 올릴 사진을 담기에 여념이 없는 사람도 많다. FRITZ COFFEE COMPANY에서 인기 있는 빵은 ‘크림크루’다. 바닐라 빈이 콕콕 박혀 있는 커스터드 크림을 얇은 반죽을 겹겹이 입힌 크루아상이 덮고 있는 크림크루. 한입 베어 물었을 때 입안 가득 풍성한 크림 맛이 퍼진다. 고소한 버터 냄새와 결결이 살아 있는 빵의 바삭한 식감도 좋다.

‘블랑제리코팡’은 오로지 빵맛으로 소비자에게 사랑받는 동네빵집이다. 서울 마포구 망원동은 요즘 새로운 빵지순례 동네로 떠오르고 있다. 이곳의 인기는 이미 동네빵집 수준을 뛰어넘었다. 주말이면 빵을 사러 오는 사람들로 길게 줄지어 선 모습이 인상적이다. 가게에 들어서면 거대한 오븐 곳곳에서 빵 굽는 냄새가 코끝을 간질인다. 블랑제리코팡은 다양한 종류의 유럽식 빵을 판다. 시그니처 메뉴는 바게트와 크루아상. 어느 빵집에 가든 흔하게 볼 수 있는 메뉴지만 이곳의 빵은 쫀득함과 바삭함이 살아 있는 게 특징이다. 4일간 발효시킨 누룩에 저온 숙성한 밀가루를 써서 촉촉하고 속이 더부룩하지 않은 빵을 만든다. 아침에 방문하면 제빵 과정과 반죽 숙성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다. 그만큼 제대로 빵을 만든다는 자부심이 느껴진다.
 
   
▲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 있는 어글리 베이커리.

   
▲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 있는 쁘띠보뇌르의 앙버터
망원동의 또 다른 동네빵집 ‘어글리베이커리’는 요즘 가장 핫한 빵집 중 하나다. SNS로 유명세를 탄 어글리베이커리는 테이블도 세 개밖에 없을 정도로 공간이 협소하다. 이 작은 공간에 빵이 가득 들어찼다. 어글리베이커리의 시그니처 메뉴는 고구마, 밤, 단호박이 가득 들어간 ‘구황작물 끝판왕’이다. 큼직큼직하게 빵을 메운 구황작물과 빵 사이사이에 박힌 깨가 고소함을 극대화한다. ‘감동의 무화과’, ‘밤팥호밀샤워도우’도 유명하다. 쇼케이스 옆 냉장고에는 크림이 가득 들어찬 ‘궁극의 말차 생크림단팥빵’, ‘얼그레이 생크림단팥빵’ 등 크림빵 종류가 들어 있다. 말차 생크림단팥빵을 반으로 갈라봤다. 얇은 밀가루옷 안에 두툼한 크림이 넘칠 정도로 들어차 한입 베어 물면 크림이 다른 쪽으로 삐져나올 정도다. 크림만 가득한 것이 아니다. 쌉싸름하고 진한 말차 맛이 입안 가득 퍼진다. 말차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 맛보면 자꾸 생각날 만한 맛이다

이선우  jkilbo@j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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